본문 바로가기

전통을보다

국가귀속 우물쭈물 국가유물 사라진다. - 문화일보|기사입력 2008-01-09 14:30

국가귀속 우물쭈물 국가유물 사라진다

문화일보|기사입력 2008-01-09 14:30 
 

                                                                 <연질토기 : 항아리와 옹기의 형태를 주로 이룸.>

문화재청은 지난해 8월 국가에 귀속됐지만 한림대에서 임시 보관중이던 강원 춘천시 ‘춘천신매리유적지’의 유물 123점중 15점이 분실된 사실을 확인했다. 신매리유적지가 3개월후인 지난해 11월14일 국가지정 문화재 사적 489호로 추후 지정된 점을 감안하면 분실된 유물의 가치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신매리유적지에서는 고인돌을 비롯해 신석기시대부터 삼국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유적이 발굴돼 선사 및 고대시대의 생활문화 연구에 중요한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같은 어처구니없는 유물 분실사건이 발생한 것은 국가가 귀속하기로 결정한 중요문화재를 공간 부족 등의 이유로 외부에 임시보관했기 때문이다.

◆ 늦어지는 국가귀속 =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개인이 소유하지 않은 문화재가 발굴되면 문화재청은 문화재의 학술적, 역사적 가치를 판단해 국가귀속해야 한다. 그러나 문화재청이 문화관광위원회 심재철(경기 안양 동안을·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2년이후 전국에서 발굴된 문화재 중 1만9002점이 국가귀속 절차조차 밟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2007년 7월 현재 국가귀속 판정을 받은 문화재 중 24만8157점은 보관기관인 국립중앙박물관에 넘겨지지 못한 채 대학이나 지방 박물관에 임시보관되어 있는 상태다. 현재 국가가 인수하지 못한 문화재 25만여점 중에는 사적 제259호로 지정된 강화도 선원사지, 사적 271호 경희궁,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 행궁터, 서울 광진구 아차산성터 등에서 발굴한 문화재 수백여점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2000년대 이후 대규모 택지개발공사 등으로 발굴 문화재의 수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 훼손되는 국가유물 = 문제는 이처럼 임시보관되고 있는 문화재들이 보관이나 관리 소홀로 손실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림대에서 보관 중이던 신매리 유적을 포함해 전국 12개 기관에서 임시보관하던 문화재 252점이 분실 및 훼손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대와 울산대에서 보관 중이던 철모와 쇠도끼, 주조철부 등은 부식으로 훼손됐으며 세종대에서 관리하던 연질토기 등 45점은 수재를 입었다. 인제대 가야문화연구소에서 보관하던 무문토기 조각 등 28점의 유물은 화재로 훼손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2005년까지는 인수기관이 국립중앙박물관뿐이어서 공간이 부족했지만 2006년부터는 인수기관을 국립문화재연구소, 국립고궁박물관 등으로 확대했다”며 “이에 따라 국가 귀속이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심 의원은 “문화재의 국가귀속처리 업무를 담당하는 문화재청의 업무태만이 심각해 국가 책임 하의 문화재가 분실되는 경우까지 생긴다”며 “문화재청은 보다 적극적으로 문화재 귀속과 인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병기기자 mingming@munhwa.com

'전통을보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경궁(昌慶宮)의 사계  (0) 2014.12.28
솟대 - 하늘에 묻다  (0) 2014.12.28
사도세자의 넋을 기린 화성 용주사  (0) 2014.12.28
음양오행  (0) 2012.10.06